장례식장에서 하는 말, 하면 안 되는 말
마지막 업데이트: 2026-07-15
장례식장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절차가 아니라 말입니다. 무슨 말을 해도 가벼울 것 같고, 아무 말도 안 하면 무심해 보일 것 같은 자리. 그래서 어색함을 메우려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나옵니다.
원칙은 하나입니다. 위로는 짧게, 판단은 하지 않기. 고인의 죽음에 대한 평가('호상'), 유가족의 미래에 대한 조언('산 사람은 살아야지')은 아무리 선의여도 위로가 아닙니다.
이 말이면 충분합니다
상주에게 건네는 말은 다음 중 하나면 충분합니다. 길게 말하려 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가장 표준적인 인사
-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 유가족의 슬픔에 초점을 둔 인사
-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그 자체로 완성된 위로
- "고생 많으셨어요. 식사 꼭 챙겨 드세요." — 가까운 사이의 실질적 위로
- (말없이 손을 잡거나 안아주기) — 가까운 사이라면 말보다 강한 위로
위로인 줄 알고 하는 결례들
다음 표현들은 위로의 의도로 자주 쓰이지만, 유가족에게 상처가 되기 쉬운 대표적인 말들입니다.
- "호상이시네요." — 죽음에 좋은 죽음은 없습니다. 유가족에게는 평가로 들립니다.
- "산 사람은 살아야죠." — 슬퍼할 시간을 빼앗는 말입니다.
-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 사인을 캐묻는 것은 가장 흔하고 큰 결례입니다.
- "그래도 오래 사셨잖아요." — 상실의 크기를 깎아내리는 말입니다.
- "힘내세요, 울지 마세요." — 우는 것이 애도입니다. 울음을 막지 마세요.
- "저희 아버지 때는요…" — 위로의 자리를 내 이야기로 채우지 않습니다.
종교가 다를 때의 표현
'명복(冥福)'은 불교 용어입니다. 유가족이 기독교(개신교)라면 '소천하셨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픕니다',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시길 빕니다'가 자연스럽고, 천주교라면 '선종', '영원한 안식'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유가족의 종교를 모르면 '고인의 안식을 빕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처럼 종교색 없는 표현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내 종교의 표현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 — 예를 들어 불교 유가족에게 '천국에서 만나실 거예요' — 은 피해야 합니다.
식사 자리에서의 대화
조문 후 식사 자리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대화하게 됩니다. 이때도 기준은 같습니다. 웃고 떠드는 소리가 빈소까지 들리지 않게, 고인과 유가족 이야기는 험담이 아닌 추억으로.
건배하지 않기, 잔 부딪치지 않기는 기본입니다. 자리는 30분~1시간 내외로 정리하고, 일어날 때 상주에게 다시 인사하지 않아도 됩니다(상주를 번거롭게 하지 않는 배려입니다). 조문을 못 가서 문자로 위로를 전해야 한다면 위로 문구 모음에서 상황에 맞는 문장을 찾아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 Q. 상주가 저보다 나이가 어려도 존댓말을 해야 하나요?
- 빈소에서는 평소 말을 놓는 사이여도 정중한 말투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상주는 그 자리에서 집안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주 가까운 친구라면 평소처럼 대하는 것이 오히려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 Q. 울고 있는 상주에게는 뭐라고 해야 하나요?
- 아무 말도 필요 없습니다. 손을 잡거나 어깨에 손을 얹고 함께 있어 주세요. '울지 마'라는 말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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