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 친구·직장·불참까지 관계별 기준
2026-09-06 고침 · 읽는 데 약 9분
축의금 고민의 팔 할은 '얼마'입니다. 직장은 부서 관례가 있고 친척은 부모님이 기준을 잡아주지만, 친구와 동창은 오롯이 내가 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6년 기준으로 통용되는 선은 이렇습니다. 참석해서 식사까지 하면 10만원이 기본, 참석하지 않으면 5만원, 자주 만나는 가까운 사이면 15만~20만원. 여기에 식장 수준과 동반 여부로 가감합니다.
관계별 기준부터 불참할 때의 전달 방법, 그리고 왜 하필 3·5·7·10만원인지까지 이 글에 모았습니다.
01
금액 사다리 — 이 칸들 위에서 고릅니다
현실에서 통용되는 금액 사다리는 이렇습니다. 5만 → 7만 → 10만 → 15만 → 20만 → 30만원. 이 사다리 위에서 관계의 깊이에 따라 칸을 고르면 됩니다.
7만원은 '5만원은 가볍고 10만원은 부담스러운' 사이를 채우는 금액으로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자주 쓰입니다. 반대로 4만원과 9만원은 금액과 무관하게 피합니다 — 이유는 아래 홀수 관례에서 설명합니다.
관계별로 지금 통용되는 대략의 눈치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얼굴만 아는 사이 · 참석하지 않음 — 5만원
- 직장 동료 · 일반 친구가 참석해 식사 — 10만원
- 자주 만나는 가까운 친구 — 10만~20만원
- 호텔 예식 등 식대가 높은 곳 — 관계에 따라 15만원 이상
- 친척 · 아주 가까운 사이 — 20만~30만원 이상, 형편에 맞게
02
친구 — 따로 만나는 사이인가
기준은 단순합니다. 따로 만나는 사이인가. 일 년에 몇 번이라도 둘이(또는 소모임으로) 밥을 먹는 친구라면 15만원 이상, 단체 모임에서만 보는 친구라면 10만원, 청첩장으로 몇 년 만에 연락이 닿은 동창이라면 5만원이 무난합니다.
카카오페이 2025년 송금 데이터에서 축의금 평균은 10만원을 넘었고, 연령별로는 20대 6만원, 30~40대 10만원, 50~60대 12만원이었습니다. 20대라면 5만원도 충분히 통용되는 금액이라는 뜻입니다. 사회초년생이 무리해서 10만원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내 결혼식에 이미 다녀간 친구라면 고민할 것 없이 받은 금액을 그대로 돌려주면 됩니다. 물가가 올랐다고 얹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몇 년 사이 관계가 더 깊어졌다면 한 단계 올리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축의금 액수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결혼식에 와줬다는 사실은 오래 남습니다. 금액이 고민될 정도로 애매한 사이라면 5만원을 내고 참석해서 축하해주는 편이, 10만원을 보내고 불참하는 것보다 관계에는 훨씬 남는 선택입니다.
03
직장 동료 — 금액보다 관례가 먼저
직장 동료 축의금은 몇 년 사이 기준 자체가 이동했습니다. 2023년 설문에서는 '업무적으로만 소통하는 동료'에게 5만원이라는 응답이 65.1%였는데, 2025년 조사에서는 10만원이 61.8%로 역전됐습니다. 식대가 오르면서 5만원이 애매해진 것입니다.
그래도 원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직장 축의금은 '내 마음'보다 '팀의 관례'가 먼저입니다. 혼자 튀는 금액이 가장 곤란합니다. 2026년 기준으로 무난하게 통용되는 구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같은 팀, 매일 협업하는 동료 — 10만원 (참석 시)
- 같은 팀이지만 업무 접점이 적은 동료 — 5만~10만원
- 다른 팀, 얼굴 아는 정도 — 5만원 또는 부서 단체 참여
- 직속 상사·사수 — 10만원, 특별히 가까우면 15만원
- 부하 직원·후배 — 10만원 이상 (윗사람이 더 내는 것이 자연스러움)
- 거래처 담당자 — 5만~10만원 (회사 경비 처리 규정 먼저 확인)
04
직장에서는 '어떻게 내는가'가 절반입니다
부서마다 따로 내는 문화와 모아서 내는 문화가 다르고, 이것을 거스르면 금액과 무관하게 어색해집니다. 처음 겪는 경조사라면 옆자리 선배에게 '보통 어떻게 하세요?'라고 묻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모아서 내는 부서라면 1인당 3만~5만원씩 걷어 '○○팀 일동'으로 내는 것이 보통이고,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라면 따로 봉투를 더 하면 됩니다. 참석 여부도 관례의 일부입니다. 같은 팀 결혼식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참석하는 것이 기본값인 회사가 많습니다.
많은 회사가 사내 경조금 제도를 운영합니다. 회사가 공식적으로 화환과 경조금을 보내는 경우, 개인 축의금은 그것과 별개로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회사 경조금은 회사의 성의이지 내 성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거래처 경조사라면 개인 돈으로 내기 전에 회사 규정을 먼저 확인하세요. 접대비(기업업무추진비)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고 한도와 증빙 방식이 정해져 있습니다. 청첩장이 증빙 역할을 하므로 버리지 말고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퇴사한 전 직장 동료라면 기준은 하나입니다. 지금도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이인가. 계속 연락하는 사이면 재직 때와 같게, 연락이 끊겼다가 청첩장만 왔다면 5만원 또는 축하 메시지로 충분합니다.
05
식대가 하한선을 만든다 — 호텔 예식과 동반 참석
축의금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옮겨간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물가가 아니라 예식장 1인 식대입니다. 식대가 5만원을 훌쩍 넘는 곳이 많아지면서, 참석해서 밥까지 먹으면 5만원으로는 식대도 안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호텔 예식의 1인 식대는 보통 7만~10만원대입니다. 참석해서 식사까지 한다면 축의금이 식대에 못 미치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예의라는 게 요즘의 통념입니다. 즉 호텔 예식 참석이라면 최소 10만원, 배우자와 동반이라면 20만원이 마음 편한 하한선입니다.
다만 이것은 '참석 시' 이야기입니다. 호텔 예식이라도 불참하고 마음만 보낸다면 식대와 무관하므로 평소 기준대로 5만~10만원이면 됩니다. 식장이 화려하다는 이유만으로 불참 축의금까지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배우자나 연인과 함께 참석한다면 식대 두 몫을 감안해 5만원 이상을 더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반 예식장 기준 혼자 10만원이었다면 동반 시 15만원, 호텔이라면 20만원이 무난합니다. 식사를 하는 나이의 아이를 동반한다면 아이 몫도 감안하는 것이 세심한 배려이고, 유아라면 굳이 계산에 넣지 않아도 됩니다.
06
참석하지 않을 때 — 보낼지, 얼마를, 어떻게
판단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청첩장을 어떻게 받았는가, 그리고 앞으로 경조사를 주고받을 사이인가. 직접 만나서 받았거나 개인적으로 연락이 왔다면 상대가 나를 하객 명단에 넣었다는 뜻이므로, 불참하더라도 마음을 전하는 것이 관계 유지에 좋습니다.
특히 내 결혼식 때 상대가 왔거나 축의금을 보냈다면 금액까지 기억해서 같은 수준으로 보내는 것이 관례입니다. 경조사비는 사실상 품앗이 장부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단체 채팅방 공지로만 청첩장을 받았거나,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사이가 갑자기 청첩장만 보낸 경우라면 부담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축하 메시지만 보내도 결례가 아닙니다.
불참 시에는 식대 부담이 없으므로 참석할 때보다 한 단계 낮춘 금액이 관례입니다. 참석했다면 10만원을 냈을 사이라면 5만~7만원, 참석 시 5만원이었을 사이라면 5만원을 유지하는 식입니다. 다만 아주 가까운 친구인데 부득이하게 불참한다면 오히려 참석 때와 같거나 더 얹어 보내며 미안함을 표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달 방법은 셋입니다. 가장 깔끔한 것은 계좌이체로, 모바일 청첩장에 안내된 '마음 전하실 곳'을 쓰면 됩니다. 둘째는 참석하는 지인을 통한 대리 전달로, 봉투에 이름과 소속을 평소처럼 쓰고 방명록 서명까지 부탁하면 완벽합니다. 셋째는 예식 전에 직접 만나 전하는 방법입니다.
어느 쪽이든 핵심은 하나입니다. 돈만 덜렁 보내지 않는 것. 함께 보낼 메시지에는 축하, 못 가서 아쉽다는 마음, 다음 만남 기약 세 가지를 담습니다.
-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 꼭 가서 축하해주고 싶었는데 못 가서 너무 아쉽다. 작게나마 마음 보냈어. 신혼여행 다녀와서 꼭 보자!"
- "과장님,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득이한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마음만 먼저 전해드립니다.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바랍니다."
- "○○아, 축하해! 하필 그날 지방 일정이 있어서 몸은 못 가지만 마음은 식장 맨 앞줄에 있을게. 행복하게 잘 살아!"
07
왜 3·5·7·10만원인가 — 홀수 관례
축의금 봉투에 6만원이나 8만원을 넣으면 어딘가 어색합니다. 금액이 적어서가 아니라 단위가 낯설기 때문입니다.
이 관례의 뿌리는 음양오행 사상입니다. 홀수는 양(陽)의 수로 길한 기운을, 짝수는 음(陰)의 수로 정적인 기운을 상징한다고 봤습니다. 설날(1월 1일), 삼짇날(3월 3일), 단오(5월 5일), 칠석(7월 7일)처럼 명절이 모두 홀수가 겹치는 날인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10은 짝수인데도 예외입니다. 전통적으로 10은 3과 7이 만나 이루는 '완전한 수'로 여겨져 홀수와 같은 길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20만·30만·50만원처럼 10 단위 금액이 모두 자연스러운 이유입니다. 5만원권 시대가 되면서 지폐 단위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5만·10만·15만·20만원이 사실상의 표준이 된 실용적인 이유도 겹칩니다.
4와 9는 피합니다. 4는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아서, 9는 아홉수라는 말처럼 '한 끗 모자란 수'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4만원은 3만원보다 많은 돈인데도 인상은 더 나쁠 수 있는, 경조사비에서 가장 손해 보는 금액입니다.
다만 이것은 관례이지 규칙이 아닙니다. 상대가 봉투를 열고 '짝수네?'라며 불쾌해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따르면 자연스럽고, 몰랐어도 큰일은 아닌 수준의 문화로 이해하면 됩니다. 부의금도 같은 홀수 관례를 따릅니다.
08
부담을 줄이는 기준
축의금은 의무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남들이 10만원 낸다고 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 형편'을 첫 번째 기준으로 두고, 그다음에 식대와 관계를 얹어 정하세요.
부담이 크면 참석 여부를 조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참석하지 않으면 식대 부담이 없어 기준선이 한 단계 내려갑니다. 억지로 참석해 부담을 키울 이유가 없습니다.
받은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실질적입니다. 내 경조사에 누가 얼마를 냈는지 알고 있으면 돌려줄 때 고민이 사라집니다. 이름·금액·관계만 적어두면 충분합니다.
형편이 어려운 시기라면 금액을 낮추고 참석해 축하하는 편이, 무리한 금액을 내고 관계에 부담을 남기는 것보다 낫습니다. 내 상황에 맞는 칸이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축의금 계산기에 관계와 상황을 넣어 확인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 불참인데 5만원이면 너무 적어 보일까요?
- 아니요. 불참 시 5만원은 가장 보편적인 금액입니다. 참석 시 10만원을 낼 사이가 아니었다면 5만원으로 충분하고, 메시지에 정성을 담는 것이 금액보다 오래 기억됩니다.
- 몇 년째 연락 없던 동창이 청첩장을 보냈어요. 꼭 내야 하나요?
- 의무는 없습니다. 가서 축하하고 싶으면 5만원이면 충분하고, 가지 않는다면 축하 메시지만 보내도 결례가 아닙니다. 다만 내 결혼식 때 그 친구가 왔었다면 같은 수준으로 돌려주는 것이 맞습니다.
- 절친 결혼식인데 형편이 어려워요. 10만원만 내도 될까요?
- 됩니다. 축의금은 형편에 맞게 내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금액 대신 결혼 준비를 돕거나 사회·축가 같은 역할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진짜 절친이라면 사정을 이해합니다.
- 상사 자녀 결혼식은 얼마가 적당한가요?
- 상사 본인 결혼식과 동일하게 보면 됩니다. 직속 상사라면 10만원, 관계가 소원하면 5만원. 다만 부서 전체가 참석하는 분위기라면 관례를 따르는 것이 우선입니다.
- 예전에 5만원 받았는데 지금 10만원을 내야 하나요?
- 받은 시점의 물가와 지금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정해진 규칙은 없으므로 관계와 형편에 맞게 정하면 됩니다.
- 17만원, 23만원처럼 애매한 금액은 왜 안 쓰나요?
- 금기라서가 아니라 단위 관례에서 벗어나 계산된 금액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15만원과 20만원 사이에서 고민된다면 둘 중 하나로 정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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